영화 '기생충' 아카데미를 사로잡다

봉준호, 기생충, 한국영화

조각목 기자 | 기사입력 2020/02/11 [08:12]

영화 '기생충' 아카데미를 사로잡다

봉준호, 기생충, 한국영화

조각목 기자 | 입력 : 2020/02/11 [08:12]

  © 보스타임

 
[보스타임- 조각목기자] 기생충이 일을 냈다. 아니 봉준호가 그랬다. 바이러스로 온 세상이 불안해 하고 있을 때 기생충은 세계를 흥분하게 만들었다. 한국민을 자랑스럽게 했다. 보수적이기로 소문난 아카데미가 유색인종에 대해서 활짝 문을 열어 젖힌 것으로 평가되고 있는 시상식이었다. 한꺼번에 4개의 상을 받은 예도 흔치 않지만 더군다나 작품상이라니? 놀랄 일이다.
거의 모든 시선이 신종코로나 바이러스에 쏠려서 감정까지 힘들게 하던 차에 아카데미상을 수상한 '기생충'은 분명 쾌거를 아루었다고 할 것이다. 인터뷰 마지막에 '오늘 밤에는 취할  준비가 되었다'고 말했던 봉준호감독 말처럼 당분간 즐겨도 될 듯하다. 
 
이구동성으로 찬사를 아끼지 않는 영화 '기생충'은 한국 영화요. 봉준호 감독의 영화임에 분명하다. 그가 이미 말한 것처럼 이제 세계는 언어의 장벽을 가볍게 뛰어 넘을 것 같다. 세계가 영화로 하나되는 느낌이다. 그가 했던 말은 아니지만 그가 인용함으로 더 유명해진 '가장 개인적인 게 가장 창조적인 것이다'라는 말을 세계는 받아들이게 된다. 문화, 특히 영화까지 그렇다고 한다면 세계와 소통하려고 할 때 이제 문제가 되는 것은 무엇이 될까? 그건 아마도 컨탠츠, 즉 개인의 생각과 경험을 얼마나 잘 다듬고 만들어 내느냐?하는 것일테다.
 
몇 가지를 나눠보자. 우선 박수를 보낸다. 봉준호 감독에게, 그리고 영화 배우들에게, 그리고 제작한 모든 사람들에게 박수를 보낸다. 무거운 분위기를 한방에 날려 버린 것도 이유가 될 수 있지만 한국이라는 문화의 위상을 더 없이 높였기 때문에 그러하다. 일본의 반응을 봐도 그럴만하다. 부러우면서도 속상해 하는 게 그 증거다. 정말 잘 했고 수고하셨다. 멋지다. 이제 어디 가든지 한국영화를 뽐내고 다닐꺼다. 어깨에 힘 좀 주고 목에도 힘줘도 좋다. 하지말라고 해도 그럴게다.
 
당장의 즐거움, 자랑스러움, 그래서 잔치를 벌이겠지만 영화에 대한 다양한 평가가 시도될 것이고 한국영화가 가진 모습과 나갈 바를 이야기 하겠지?. 조금은 성급하게 상에 취할 수도 있겠다 여겨진다. 하지만 어색해 할 필요는 없다. 이게 세계의 흐름이기 때문이다. 기쁘게 받되 담담하게 또 한 걸음 나아가면 된다.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가져도 좋다. 우리 것에 대한 자부심을 가져도 된다. 영화로서 받게 되는 평가, 감독이 받게 되는 평가가 곧 우리에 대한 평가와 등치관계에 놓이는 건 아니기 때문에 조금은 부족한 걸 부족한대로 펼쳐 보이는 걸 부담스러워 할 필요는 없다. 다시 말해 한국의 모든영화가 하루 아침에 '기생충'으로 바뀌는 것이 아니고 기생충일 필요는 없을 테다. 히말라야 산맥에 에베레스트만 있는 게 아니듯이 말이다. 때로 오름직한 뒷동산도 있는 현실을 부정할 것까지는 없다.
 
이제 어깨는 더 무거워지고 시선은 더 주목받게 생겼다. 어쩌겠는가? 이미 벌어질 일을 160개가 넘는 트로피가 무겁다고 하면 무거울 것이고 그 빛에 주변이 어두워졌다면 과장일까? 그렇지 않다. 있는 대로 받아들이면 될 일이다. 아카데미 상의 무게를 못견딘다면 잠깐 반짝이는 별에 불과할 것이다. 상을 받기 위해 만든 작품은 아니었고 좋은 작품이라 상을 받았다. 이제 한국 영화인들은 더 높은 목표로 향해 달리리라. 이런 말이 '주마가편'이다.
 
이젠  받은 오스카상을 상자 속에 집어 넣어야 한다. 이직 잔치는 아지 끝나지 않았지만 말이다. 더 좋은 상을 받아야 한다고 말하는 게 아니다. 이 흥분이 가시기 전에 '치어'를 외쳐보고 싶다.
 
"짱 멋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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